인내에 대한 기억

인내에 대한 기억 


신호등 앞에서 무단 횡단을 하시는 분을 보았다. 

'왜 기다리지 못하고 위험하게 건너는 걸까?'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무단 횡단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는 제외하고, 습관적으로 무단 횡단을 하는 분들을 이야기 하려 한다. 

문득 개 행동 전문가인 강형욱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강아지가 자신의 집(케이지)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는단다. 그런 강아지를 상대로 케이지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킬 때 쓰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기억이다. 케이지 안에 강아지 간식을 넣어주고서, 케이지 안에 들어가면 항상 기쁜 일이 있었다는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좋은 기억을 갖게 된 강아지는 주인이 '케이지로 들어가'라는 명령을 내리면, 즐겁게 케이지로 들어간다.

무단 횡단을 하시는 분도 그런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인내하는 것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었으리라.


그의 삶을 오목조목 따져본다면, 인내를 통해 좋은 일을 경험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인내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질 못한다. 조급한 행동이 오히려 더 나은 것을 얻었다는 기억이 강해서, 인내하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손해보는 그런 느낌만 든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그는 조급하게 행동하고 인내라는 말은 거들떠 보려 하지도 않는다.


좋은 기억을 아름답게 만든다.


하지만 그에게 인내에 대한 좋은 기억이 생긴다면, 그는 인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조급하게 행동했던 결과보다 인내함으로써 얻은 결과가 더욱 크다는 것을 느낀다면, 그는 자신의 삶을 들어 인내하는 게 최고의 삶을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늘 인내하려 할 것이다.


자녀를 대하는 부모로서, 내 마음에 이러한 생각이 들자 나 역시 자녀를 대할 때 인내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녀가 황급히 변화되기를 바라기 보다는 인내함으로써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변화되기를 기다리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 겠다는 결단을 하게 된다.


물론 결단을 실행에 옮긴다고 해서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좋은 것은 인내할 때 얻는 것임을 알기에, 인내하는 부모가 되길 바라며 그런 부모의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길 바라고 싶다.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녀 역시 인내하면 좋은 것을 얻는다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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