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를 때 이미 다른 사람이 앞서 올라간 길을 따라간다면 보물을 찾을 수 없다.

산에 오를 때

이미 다른 사람이 앞서 올라간 길을 따라간다면

보물을 찾을 수 없다.

'지혜는 천 개의 눈을 가졌다' (마빈 토케이어 저) 중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설교 등을 들음으로써 무언가 귀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 선생이나 설교자는 나보다 앞서서 산을 오른 것과 같다.

그는 자신의 산을 어느 누구도 오르기 이전에 가장 먼저 오른 자다. 그가 걷는 모든 길은 낯선 발자국 하나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길을 멀고 험란했으며 매우 좁고 협소했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걸었고 그 가운데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한 보물을 그는 찾았다.

보물을 찾은 그의 소식이 주변에 전해지자, 사람들은 그에게 몰려든다. 그리고 그가 보물을 찾은 그 방법에 대해 온 마음을 다해 경청하듯 듣는다. 자신도 그 방법으로 행하여 보물을 찾기 위해서.

방법을 들은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생이나 설교자가 걸어갔던 그 길을 따라 산을 오른다. 행여나 누구가가 그 길에서 벗어나려 할 손 치면 예외 없이 말한다.

"형제님. 이 길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선생과 설교자는 이 길에서 보물을 발견하였기에, 당신 또한 이 길에서 벗어나면 안 됩니다."
"자 앞을 보십시오. 이 길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서 잘 다져졌기에, 당신이 가고자 하는 그 목표를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계획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 계획한데로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그러니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오솔길로 들어가려 하지 마세요."





그렇다.



|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걸어 올라간다.

허다한 사람들의 발걸음은 그 길을 더욱 넓고 평탄한 길로 만든다.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마7:13b)

어려움 하나 없는 길에서 사람들은 선생과 설교자가 찾았던 보물을 그들이 일러준 방법대로 찾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찾지 못한다. 선생과 설교자가 바라보았고, 그들이 손을 넣어 더듬어 본 그곳에는 그들이 이미 찾아서 가져가 버렸기  때문에, 그들이 일러준 방법에는 어느 것 하나 남아있지 않는 길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이 올라간 간을 그대로 따라 오르는 이들은 어느 누구도 보물을 찾지 못한 채, 그저 그 길을 올랐다.





그런데 누군가는 선생과 설교자가 말한 길을 따라 오르다가 그 옆으로 난 좁다란 오솔길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그 오솔길로 발을 내딛기 시작한다. 이 길은 어느 누구도 걸어 본 적이 없던 곳이기에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을 내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119:105)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한 순간도 나태한 마음을 먹을 수 없다. 아무리 피곤하다 할지라도 쉽사리 눈을 감고 길을 걸을 수 없는 위험한 곳이다. 사실 위험이란 한 치 앞도 미리 볼 수 없다는 그 사실이 위험을 만든다. 오솔길을 걷는 이는 지금이라도 이 길을 떠나 넓고 안전한 길로 걸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한 발 한 발을 신중하게 내딛는 그에겐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풍성하다는 사실 때문에, 선뜻 되돌아가려는 그의 마음을 다시금 오솔길 위에 올려 놓는다.

신중하게 걷고 그의 눈빛 마저도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바라보던 중에, 아니 이게 웬일인가? 보물이다. 자칫 지나쳐 버릴 수도 있을 만한 그런 장소에 숨겨져 있던 보물이었지만,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기에 주변을 세심하게 바라본 나의 눈에는 손쉽게 발견될 수 있었다.

"아~ 한치 앞도 바라볼 수 없어서 나의 발걸음을 위험하게 만든 이 상황이 오히려 나에게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풍성하게 안겨주는 구나"

보물을 찾은 이는 그동안 힘들었던 사실을 잊어버리고, 다시금 오솔길을 걷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길이지만, 그래서 그 위에는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도처에 깔려있지만 그래도 그의 입에서는 노래가 나온다. 한 발 한 발을 내딛는 그의 발걸음은 무척 느리지만, 그의 눈빛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예리하게 사방을 둘러보면서 위험을 피하는 한편 위험을 분간하려는 그 시도 속에서 보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놓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흩고 지나간 그 길을 다 오른 그는, 보물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저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모두에게 편안하고 안락함을 주던 그 길을 벗어나 어느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좁고 험란한 길을 갔습니다."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다는 상황이 매 순간 제겐 위험으로 다가왔지만, 그 덕분에 제 눈은 사방을 세심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한 상황이 제가 숨겨져 있던 보물을 손쉽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답니다."

경험담을 듣고 있던 이들은 질문을 한다.

"그래서 당신이 오른 그 길의 어느 부분에서 보물을 찾았나요?"
"당신이 보물을 찾기 직전 어떤 자세로 어떻게 바라보았나요?"

질문하는 이들의 질문 내용은 사실 아무런 소용이 없는 내용이었지만, 그들은 무척이나 소중한 것을 발견이라도 할 수 있겠다는 심정으로 물어본다.

"제가 어떤 자세를 가졌는지는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서 다르답니다."
"주변 환경이 우거진 곳이라면 당연히 자세가 낮아질 것이고 낮은 자세에서 제 눈은 겨우 발치 앞을 볼 수 있을 만큼만 바라볼 것입니다."
"그래서 사실은 자세와 눈빛의 방향은 소용이 없답니다."
"대신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과 누구도 바라보지 않은 곳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담대한 마음이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서 그런 오솔길에 첫발을 내딛는다면, 나머지는 주변의 상황이 당신의 모든 자세와 눈빛의 방향 등을 책임지고 이끌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이 말은 듣는 이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보물을 보고 분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자세와 각도가 중요하건만, 왜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 숲 속에 감춰진 보물이라면 당연히 낙엽이나 풀들에 의해서 가려져 있을 것이고 그렇기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을 볼려면 내 몸의 자세와 내 눈빛의 각도는 자연스럽게 중요한 것이 될텐데 말이야"
"자기의 비법을 알려주려 하지 않는 의도일지도 몰라"
"그렇지 않아도 그가 말하던 내용을 내가 잘 받아 적어뒀어. 우리끼리 그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그가 보물을 발견했던 그 자리에 다시 가봅시다. 우리도 그 장소에서 그 자세를 취하고 그때 눈빛의 각도를 맞추면 보물을 발견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이들은 모험하려는 마음이 없다. 누군가 일러준 그대로만 따라 행함으로써 손쉽게 보물을 찾을 수 있겠다는 그런 마음만을 갖는다.


| 하지만 오솔길을 걷는 이는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미 길을 잘 닦아 놓은 선생과 설교자의 권위에 도전하여, 그들이 가르치지 않은 길에 대한 모험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보물은 숨겨져 있어야 한다.
그래서 누군가 지나갔다면, 그 길에는 이미 보물이 없음을 뜻한다.
보물을 찾고자 한다면, 그렇기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능히 걸을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위험이 도사리고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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