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



상가 관리를 맡고 있는 자로서, 청소 업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 가는 큰 통을 주의깊게 보곤 한다.

음식물 수거통은 청소 업체의 것이지만, 인근 주변의 음식물을 종합해서 수거해 가기 위한 거점으로 내가 관리하는 상가에 그 통을 놓고서 그곳에 주변 음식물 쓰레기들을 모와 놓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음식물 쓰레기 통은 악취는 물론이요 더러운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고 있다.


보다 못한 나는 청소 업체 소유의 음식물 수거통을 한쪽으로 가져와 깨끗하게 청소해 놓곤 한다.


그러자 뜻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두 개의 큰 음식물 수거통을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더니, 청소 업체가 지저분한 다른 통으로 바꿔 가는 게 아닌가. 이를 보고 나니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자신들의 것임에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이들이, 깨끗하게 청소해 놓자 바꿔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상가의 이미지를 위해 (하지 않아도 될)청소까지 해 주었는데, 깨끗한 것은 가져가 버리고 더러운 것을 새로이 옮겨다 놓았다는 사실에서 화가 난 것이다.


그런데 그때 내게 주님의 마음이 전달되었다.



"커다란 음식물 수거통은 본시 더럽고 악취가 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탐내지 않는 것이지 않느냐"

"그런데 누군가 탐을 내어 바꿔갔다는 그 사실은, 그 수거통에 가치가 생겨난 것임을 뜻하지 않겠느냐"

"본시 너무 더러워서 아무런 가치도 가질 수 없던 것에 너의 수고는 가치를 만들어 준 것이란다"

"탐심을 가진 그 악행은 너가 매우 귀한 일을 하였다는 그 사실을 증명하였단다."



순간 너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온 몸에 전율이 가득했다.

사실 그랬다. 교회 지체분들이나 평소 나와 사이가 좋은 분들은 최소한의 립서비스를 했다.



"소장(또는 집사)님. 수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소장(또는 집사)님이 있으니, 주변이 깨끗해요"



매우 화려한 칭찬들이 난무할 정도이지만, 정작 그분들은 음식물 수거통에 대해 소유하고픈 어떤 탐심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면 음식물 수거통에게서 어떠한 가치도 엿보질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행하는 이들은 가치를 엿보았다. 나의 수고가 영적가치를 만들었다는 그 사실을 본 것이다. 얼마나 귀하게 보았는지, 그들은 소유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옮길 정도였다. 계륵처럼 '소유하기에는 더럽고, 그냥 놔두자니 아깝고'라는 식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아닌, 소유하겠다는 그 마음이 친히 행동으로 옮겨질 만큼 그 가치는 대단하였다.



'아~ 나의 수고가 헛된 것은 아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동시에



"너의 그 수고가 헛되지 않았음을 (너를 아는 지인들은 실제로 증명하지 않았지만) 악행을 일삼는 이들은 실제로 증명해 보여 주었단다"



라는 상세한 설명이 생각 속에 떠오르면서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눅19:40b)


라는 말씀이 함께 떠올랐다. '이 사람들'은 예슈아를 안다고 말하는 이들이다. 반면 '돌들'은 돌맹이 그 자체라기 보다는 소위 '굳은 마음'(겔36:26)으로 표현되는 '강팍한 심령'과 그 소유자를 의미한다. 씨 뿌리는 비유(마13장)는 말한다. 굳은 마음의 소유자들은 말씀을 들어도 듣지 못한 자와 같이 아무런 소출이 나지 아니하며, 옥토와 같은 심령을 가진 자는 30배, 60배, 100배의 소출을 낸다.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마13:13)







천국의 복음을 아무나 깨닫게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씀을 들어도 깨닫게 못하는 이들을 가리켜 마음이 완악한 자들 또는 돌처럼 마음이 굳어진 자들로 표현된다.



그런데 마땅히 외쳐야 할 이들이 외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인해 주님의 행하심이 드러나지 않고 영원히 감춰지지는 않을지 염려하는 분들이 있다. 이에 대해 걱정하지 마시길 바라는 주님의 마음이 바로 



만일 이 사람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눅19:40b)



라는 주님의 말씀이리라.



여호와여 주께서 이 나라를 더 크게 하셨고 이 나라를 더 크게 하셨나이다 스스로 영광을 얻으시고 이 땅의 모든 경계를 확장하셨나이다(사26:15)



주님은 소위 여러분의 도움이 없이는 영광을 받지 못하시는 그런 분이 아니시다.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잠16:4)






악인을 적당하게 사용하실 그 날이 있다고 하신다. 그런데 악하다는 의미와 적당하다는 의미가 하나의 문장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적당하다'는 의미는 'for its own prupose'라는 의미로서 (시험에 정확하게) '대답하다 또는 응답하다'는 의미의 anah(עָנָה)에서 태어난 히브리어 maaneh(מַעֲנֶה)로 기록되었다.






이는 '주께서 정하신 바로 그 날에 정확한 주님의 뜻이 응답되'도록 하는 것에 악인을 사용하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 바로 나의 경우처럼. 그리고 이 사실을 미리 예언하셨으니, 그게 '돌들이 소리 지르리라'는 구절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이러한 사실들을 깨닫기 이전에는 'stone'을 가리키는 문장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실제 우리들의 삶에서 이 말씀이 성취(fulfillment)된다고 생각한다면 stone을 통해 영감(inspiration)을 얻게 할 것이라고 이해했었다. 하지만 말씀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이들의 입술을 열어서 주님의 뜻을 성취하신다고 생각한다는 게 더 신묘막측한 사실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니 온 몸이 전율에 사로잡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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