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좌파보다 무능한 우파가 더 두렵다

 '유능한 적군보다 무능한 아군이 더 두렵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삼국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옹개, 고정, 주포 등이 서로 동맹을 맺고 촉군에 반기를 든 일이 있었다.

고정은 자신의 장수 악환을 선봉에 내세워 촉군과 싸우던 중 선봉장 악환이 그만 제갈량에게 생포되고 만다. 그러나 제갈량은 악환의 결박을 풀어주면서 술과 음식으로 후히 대접을 베풀고서 '고정은 충의지사다'는 말로 극찬을 하며 악환을 풀어주었다.


돌아간 악환은 제갈량이 포로였던 자신을 후대했던 것과 고정을 충의지사라고 극찬했다는 사실을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며 고정에게 설명하니, 고정 역시 감격해 했다. 하지만 옹개는 제갈량의 반간계라고 경고 했고 주의하라 일렀지만 고정은 옹개의 말을 반신반의 할 뿐이었다.


또다시 치뤄진 전투에서 제갈량은 고정의 병사를 포로로 잡은 후 '너는 옹개의 병사더냐'고 꾸짖고 '옹개가 주포와 고정의 목을 가져오기로 해놓고 어찌하여 약조를 지키지 않느냐'며 호통을 쳤다.


풀려난 병사는 이 모든 사실을 고정에게 전하게 되었고 불같이 화를 낸 고정은 곧장 옹개를 쳐부수어 옹개의 목을 제갈량에게 갖다 바쳤다. 하지만 '고정이 하루아침에 마음을 바꿔 어떻게 자신의 친한 친구의 목을 벨 수 있겠느냐'며 제갈량이 의문을 제기하자, 이번에는 주포의 목마저 갖다 바치고 만다.


고정에 의해 옹개와 주포의 목이 날아가니 촉은 손쉽게 고정의 세력을 제압할 수 있게 되는데, 후에 제갈량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계책에 의한 결과라고 말하자 고정과 악환은 다시는 반역하지 않겠노라고 울면서 맹세했다.


고정이 옹개와 같이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자였더라면, 이와 같은 제갈량의 친이리지(親而離之;  또는 이간계) 계책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둔한 고정은 자신을 칭송하는 자의 말을 철떡같이 믿은 나머지, 신뢰해야 할 관계를 의심하게 되어 결국 스스로 자멸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친분이 두터운 이들을 상대로 싸울 때 '친한 사이라면 이간질시킨다'는 친이리지(親而離之)의 계책이 매우 유용하기 위해선 삼국지의 내용처럼 우둔한 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둔한 고정이 그 계책에 말려들었다는 점에서 '유능한 적군(제갈량)보다 우둔한 아군(고정)이 더 무섭다'는 말은 그렇게 이해가 된다.





영화 '관상'에서도 이와 같은 '친이리지' 계략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내분을 야기하는 것으로 이는 '오랑캐는 또다른 오랑캐로 제압한다'는 뜻의 '이이제이'라는 고사성어와 유사하다. 물론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는 부분에서 같은 결과를 얻기 때문이다.


한때는 강했지만 어떤 연유에서 자멸하게 된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필시 외부에서 (내부의 우둔한 자에게로) 흘러들어간 가짜 뉴스에 의해 내부분열이 야기되었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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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재산이 많다고, 가진 병력이 많다고 강한 자라 자인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그들의 화려했던 삶과 군세는 언제든지 자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교훈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기에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면, 나는 아낌없이 조언하기를 '자녀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워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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